B7G.PRO / SHEET 03 OF 04 — BLOG
REV: 2026·05·11
SHEET 03 / NOTE ·

통과하는 데도 관문이 있더라고요

지난 계정 이야기에서 개발자 계정 만드는 게 생각보다 무거웠다고 했어요. 그런데 계정은 시작일 뿐이더라고요.

앱은 다 만들었어요. 산책 트래킹도, 백그라운드 경로 기록도, 걸음 수도 다 붙였어요. 이제 출시 버튼만 누르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 버튼 앞에 관문이 줄줄이 서 있었어요.

덜 달라고 했는데

먼저 권한을 줄였어요. 산책 경로를 화면이 꺼진 채로도 기록해야 하는데, 그러려고 “항상 위치 허용” 같은 무거운 권한을 달라고 하면 스토어 심사가 까다로워지거든요. 그래서 산책하는 동안에만 위치를 쓰는 방식으로 바꿨어요. 스트라바나 나이키 런 같은 앱들이 쓰는 방식이에요.

덜 요구하니까 더 쉬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니었어요.

거절은 한 번이 아니었다

업로드 버튼을 누르자마자 빨간 글씨가 떴어요.

이미 출시된 버전이라 같은 버전 이름으로는 새 빌드를 못 올린다더라고요. 버전을 올렸어요. 그랬더니 이번엔 안드로이드에서 그 버전 번호는 이미 썼다고 했어요. 또 올렸어요.

그다음이 제일 얄궂었어요. 우리는 “항상 위치 허용”을 요청하지도 않는데, 앱이 쓰는 라이브러리가 그 기능을 품고 있다는 이유로 “왜 필요한지 설명 문구를 넣으라”며 거절당했어요. 안 쓰는데 설명은 하라니. 뺐던 문구를 도로 넣었어요.

그러고 나서도 “이번 버전의 새로운 기능”이 비어 있다고 또 막혔어요. 하나를 넘으면 다음 관문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기계 말고 사람이 막혔다

코드랑 빌드는 오히려 순순히 됐어요. 정작 막힌 건 손에 쥔 것들이었어요.

안드로이드는 기능을 시연해서 영상으로 증명하라길래 폰을 연결했는데, 아무리 해도 컴퓨터가 폰을 못 잡았어요. 알고 보니 충전만 되는 케이블이었어요. 새로 산 폰엔 화면 녹화 기능이 아예 없어서 앱을 따로 깔았고요. 녹화하려고 보니 백그라운드 알림엔 내가 정해둔 문구 대신 앱 이름만 덩그러니 떠 있었어요.

만드는 것보다, 그걸 눈앞에서 굴려 보이는 게 더 손이 갔어요.

통과라는 의식

그래도 결국 양쪽 다 통과됐어요.

앱을 다 만들면 끝인 줄 알았는데, 통과라는 게 또 하나의 관문이었어요. 지난번 계정 만들 때 느꼈던 그 무게가, 출시 앞에서 한 번 더 반복됐어요.

작은 거절들을 하나씩 넘고 나니, 이것도 일종의 의식 같았어요. 가볍게 내보낼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관문마다 확인시켜 주는.